삼성전자 사상 최대 실적과 SK하이닉스 나스닥 상장, 한진칼 지분 경쟁까지
7월 중순 국내 산업계의 시선은 반도체와 항공 지배구조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2분기 잠정실적이 글로벌 기술기업의 분기 영업이익 기록을 새로 썼고, SK하이닉스는 나스닥 ADR 상장으로 외국 기업 사상 최대 규모의 미국 공모를 마쳤습니다. 여기에 한진칼 지분 경쟁까지 격화되면서 산업 뉴스가 어느 때보다 풍성한 한 주였는데, 오늘은 이 세 가지 이슈를 정리합니다.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89.4조원, 엔비디아 넘어선 사상 최대 실적
삼성전자는 지난 7일 2분기 잠정실적으로 매출 171조원, 영업이익 89.4조원을 발표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9.3%, 영업이익은 1,810.3% 늘어난 수치이며, 직전 분기에 세운 종전 최고 기록인 57.2조원을 다시 56%가량 웃돌았습니다. 외신들은 이번 영업이익이 엔비디아가 보유하던 글로벌 주요 기술기업의 분기 최대 기록(약 535억 달러)을 넘어선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실적 급증의 배경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발 메모리 수요입니다. 전문가들은 메모리 사업에서만 90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이 나온 것으로 추정하며, D램과 낸드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영향이 컸다고 분석합니다. 실제로 관세청 집계 기준 7월 1~10일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3% 급증했고, 같은 기간 전체 수출도 298억 달러로 53.9% 늘어 7월 초순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우세합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3분기 일반 D램 계약가격이 전 분기 대비 13~18% 오를 것으로 전망하면서, 소비자용 수요 둔화와 높아진 가격 기저의 영향으로 상승 폭 자체는 이전 분기보다 완만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다만 주가는 실적과 온도 차를 보였습니다. 잠정실적 발표를 전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단기 조정을 받았고, SK하이닉스는 지난 7일 하루 5.93%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지난 15일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의 2분기 깜짝 실적과 연간 매출 전망 상향 소식이 전해지자 코스피는 하루 6.24% 급반등한 7,284.41로 7,000선을 회복했고, 삼성전자는 6.27%, SK하이닉스는 8.83% 올랐습니다(7월 15일 종가 기준). 시장에서는 반등 흐름의 지속 여부를 가늠할 변수로 이달 말 미국 빅테크의 실적 발표를 꼽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 나스닥 상장, 외국 기업 미국 공모 사상 최대 기록
SK하이닉스는 지난 10일 나스닥에 ADR을 상장하며 265억 달러를 조달했습니다. 외국 기업이 미국 증시에서 진행한 주식 공모로는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공모가는 ADR당 149달러로 총 1억 7,790만 개의 ADR이 발행됐으며, ADR 10개가 본주 1주에 해당하는 구조입니다. 상장 첫날 가격은 공모가보다 13% 오른 168.01달러에 마감했고, 공모 과정에서 청약 수요가 물량의 7배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상장의 의미는 AI 메모리 시장에서의 위상과 연결됩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증권당국 제출 서류에서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 점유율을 56.4%로 제시했으며, 조달 자금은 국내 생산시설 확장과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설비 구매에 사용할 계획입니다. 미국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여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재평가받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됩니다.
상장 이후에는 ADR이 서울 증시의 본주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프리미엄 현상이 두드러졌습니다. 공모 시점 3% 수준이던 프리미엄은 지난 14일 미국 옵션 거래 개시와 맞물려 한때 46%까지 벌어졌다가, 7월 17일 집계 기준 22% 수준(ADR 가격 152.31달러)으로 좁혀졌습니다. 본주를 ADR로 바꾸는 데는 제한이 있는 반면 미국 시장의 매수 수요는 컸던 점이 가격 차이를 키운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오는 29일에는 ADR과 본주 간 양방향 전환 신청이 시작되고, 같은 날 SK하이닉스의 2분기 확정 실적 발표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 시점을 전후로 프리미엄이 추가로 좁혀질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진칼 지분 경쟁, 0.41%포인트까지 좁혀진 격차
항공 지주회사 한진칼을 둘러싼 지분 경쟁도 새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호반그룹은 지난 10일 한진칼 지분을 추가 취득해 보유 지분율을 20.15%로 끌어올렸습니다. 이에 따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 20.56%와의 격차는 0.41%포인트까지 줄었습니다. 호반그룹이 2022년부터 한진칼 지분 매입에 투입한 자금은 누적 8,782억원에 이릅니다.
호반그룹은 취득 목적을 단순투자로 공시했지만, 업계에서는 투자 규모와 최대주주와의 지분율 격차를 고려할 때 경영권 확보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4년 넘게 이어진 매집이 최대주주 지분율 턱밑까지 도달하면서, 한진그룹의 경영권 방어 부담도 커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향후 구도의 열쇠로는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 10.58%가 꼽힙니다. 조원태 회장 측은 델타항공(14.9%) 등 우호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시장에서는 산업은행 지분의 매각 시점과 방식에 따라 한진칼 지배구조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한 줄 정리
-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 89.4조원으로 글로벌 기술기업의 분기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고, 배경에는 AI발 메모리 가격 급등이 있습니다.
- SK하이닉스는 나스닥 ADR 상장으로 265억 달러를 조달했으며, 본주 대비 프리미엄의 변동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호반그룹의 추가 매입으로 한진칼 최대주주 측과의 지분 격차가 0.41%포인트로 좁혀졌고, 산업은행 지분 향방이 변수로 꼽힙니다.
앞으로 확인할 일정
7월 말에는 굵직한 일정이 몰려 있습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28~29일 열리고, 29일에는 SK하이닉스의 2분기 확정 실적 발표와 ADR 양방향 전환 신청 개시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달 말 알파벳, 메타 등 미국 빅테크의 실적 발표를 반도체 수요의 지속 여부를 확인할 분수령으로 꼽고 있습니다.
용어 설명
- ADR(미국주식예탁증권): 미국 밖 기업의 주식을 미국 증시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예탁기관이 발행하는 증서입니다. 원래 주식(본주)과 일정 비율로 연동되며, 미국 투자자가 해외 주식에 쉽게 투자할 수 있게 해 줍니다.
- HBM(고대역폭 메모리): D램을 여러 층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크게 높인 메모리 반도체로, AI 서버용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필수적으로 탑재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본 글은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하며, 투자 권유 또는 자문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모든 투자 판단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